웹드라마 좋좋소(좋소좋소좋소기업)와 실제 중소기업의 비교, 두 번째 시간입니다. 첫 시간에는 신입 조충범 주임을 다루었는데, 두 번째는 가장 비중이 큰 인물 중 하나인, 정필돈 사장님입니다. 조충범 주임에 대한 이야기 링크는 글 맨 마지막에 달아 두었습니다.
좋좋소 정필돈 사장님과 실제 중소기업 사장님 비교
개인적인 평가는 정말 현실을 잘 반영했다고 생각합니다. 소규모 사업장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 보았는데, 좋좋소와 비슷함 점이 참 많습니다. 우선 출신 경력은 화려합니다. 작중에서도 삼전 출신으로 삼성전자 또는 삼성물산 출신으로 묘사되는데, 현실에서도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경력은 화려합니다. 그래서 항상 사장님들은 직원들의 퍼포먼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노력과 성장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옛날 방식으로 고수하고 트렌드에 뒤쳐지는 모습, 정이 넘치긴 하지만 연봉 계약과 관련해서는 인색한 모습, 어쩔 수 없는 5인 정도의 소규모 사업장 사장님들의 현실 모습입니다. 그래서 마냥 미워할 수가 없는 정필돈 사장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신입 직원의 이름을 자주 헷갈리는 것도 깨알 같은 현실 반영입니다.
좋좋소 정필돈 사장님의 활약상
조충범을 면접에 부른 사실도 까먹을 뿐만 아니라 조충범을 '조상범'으로 부르는 등 사원에 대한 별 다른 관심이 없다. 또한, 조충범이 처음 출근했을 때 밥을 쏜다고 하더니, 학식에 데려가고 3화에서 사원 전체 회식을 할 때도 고기를 쏘겠다고 하더니 삼겹살 무한리필 집에 데려가는 데다가 무한리필 집에서 많이 시켰다며 서비스를 당당히 요구하는가 하면, 고깃값(5만 원) 보다 많이 나온 술값(6만 5천 원)은 더치페이로 계산시키고, 명절 보너스는 커녕 명절 선물조차 준비하지 않아 거래처 선물로 들어온 잡다한 선물을 직원들한테 명절 선물 대신 주는 쪼잔함을 보여 준다.
뿐만 아니라, 갓 입사한 조충범한테 '일을 하루 이틀 하냐'라고 하거나 '100을 주면 150만큼 일을 하라'며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가 하면, 사회생활이 부족하다며 꼰대 짓을 반복함으로써 조충범이 추노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더군다나 1화에서 HTML이 무엇인 지도 전혀 모르고, 5화에서 PPT 파일을 텍스트 형식으로 그냥 여는 등, 기본적인 컴퓨터도 다룰 줄 모르는 컴맹이다. 얼마나 무식한지 조충범이 PPT를 만들 때 사수인 이미나는 사장 놈이 멍청해서 그냥 있어 보이게 만 만들면 만족한다고 깠다.
정필돈 사장님의 사건 사고
여기저기 다 다녀봤는데 혹은 이것저것 다 먹어봤는데 이거만 한 게 없다는 명대사를 소유한 캐릭터로 팬들 사이에선 사실상 유행어다. 활약 자체가 워낙 어메이징 하고 골 때리다 보니 진 주인공 취급을 받기도 한다. 시즌 1 마지막화에서도 사실상 피날레를 장식했다.
꼰대스러운 면은 있으나 그렇게까지 똥군기를 잡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백 차장이 개 잡듯이 조충범을 잡으려는 낌새를 보이자 그러지 말라며 말리는 장면도 그렇고 술자리에서 부하 직원이 취해 까불어도 그냥 넘어가 준다. 때론 담아두고 뒤끝을 부리긴 하지만 노골적으로 사람을 후벼 파진 않는 듯.
그리고 보통 드라마에서 사장은 여성을 막대하거나 음담패설, 성희롱을 하는 캐릭터로 그려지곤 하는데 또 그런건 전혀 없다. 오히려 백차장이 사석에서 여자 얘기를 하려고 해도 그다지 관심도 없어 보인다. 백차장은 미혼이고 사장은 처자식이 있는 기혼자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입인 조충범이 자기가 얘기하는데 씹고 그냥 갈 길을 가도 봐주고 이예영이 자기 앞에서 당당하게 맞담배질을 해도 불편한 기색을 살짝 보이긴 하나 딱히 꼬투리를 잡지 않는다. 쓸데없는 부분에서 대우가 파격적이다.
무능하고 소탐대실하며 속물적인 면이 좀 있지만, 의외로 잔정도 있고 맘이 여리기도 하다. 이과장이 집에 가는 길에 명절인데 빈 손으로 갈 수 없어 와이프에게 선물 받았다며 거짓말하려고 한우를 사는 장면을 목격하자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문인지 이과장이 회사 비품이나 샘플을 슬쩍하는 모습을 포착했을 때도 못 챙겨줘 미안하단 말을 하며 심하게 다그치진 않았다. 하지만 할 말은 다 했다. 짠돌이, 꼰대이지만 꼰대 나름의 장점도 보여주는 인물인 셈.
그래서 회차에 따라 평가가 제일 달라지는 인물이다. 평가의 편차가 매우 심한 편. 백진상 차장이 등장하고 나서 중소기업 사장 특유의 짠돌이 기질은 남아있지만, 악독한 면모는 백진상 차장에게 많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생활에 있어서 내부적으로나 대외적으로도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굳이 다른 회사와 조인해 사업을 늘려 의리를 지키려 하는 모습, 도망갔다가 돌아온 조충범을 다시 받아들이고 처음엔 못 미더워했지만 나중엔 조금 서툰 면도 이러면서 느는 거라고 격려를 하는 등. 이과장, 이미나 대리한테도 기본적으론 신뢰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이 독이 되어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던 백차장이 큰 일을 내고 마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한다.
좋좋소가 반영한 열악한 중소기업 현실
좋좋소가 웹드라마의 형식임에도 허구라기보다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정도로 현실감이 높은 이유는, 다음의 현실 재현 요소가 극 안에 잘 녹아들었기 때문이라는 평이 많다. 유튜브 댓글을 보면 대중들에게 흔히 알려진 중소기업의 모습 외에도, 경험자들만이 알 수 있는 깨알 같은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PTSD를 자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편없는 회사의 처우로 인해 회사의 직원이 자주 탈출하여, 수시로 면접이 진행된다. 그 증거로 조충범의 자리에는 전직 직원들의 명패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으며, 면접 대상자를 당일 면접으로 불렀음에도 회사의 과장도, 이사도 오늘 면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직원이 워낙 자주 이탈하다 보니, 면접 대상 직원이 출근하면, 도망가지 않은 점에 안도하며 설령 탈출하더라도 종전의 구인 공고를 그대로 복붙 해서 올린다.
회사의 면접은 아무런 체계 없는 아무 말 대잔치로 점철되며, 사장의 자기 자랑으로 마무리된다. 회사의 구체적인 처우나 근무조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않고, 구직자도 왜 뽑았는지 모를 이유로 산지직송 합격 통보가 떨어지며, 면접 합격자에게 즉시 출근을 요구한다. 회사 사장은 아무 맥락 없이 자기 자랑 및 일장연설을 할 때가 많고, 장기근속한 직원들은 사장의 뻔한 레퍼토리가 반복되다 보니 겉으로는 동조하는 척하면서도 매우 듣기 싫어하거나 딴짓을 한다.
회사의 모든 결정은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며, 사전 계획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된다. 형식적으로 회의가 있기는 하나 단순히 직원들을 불러 모으는 수준에 그치고, 실제로는 사장의 기분에 따라 직원에 대한 인사고과가 평가된다. 심지어 퇴근 1시간 전에 다음날까지 완성되어야 할 용역 입찰용 PPT를 작성하라는 부조리한 지시가 내려져서 새벽 3시까지 야근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회사의 역량을 걸고 해야 하는 PPT 자료를 출근한 지 며칠 안 된 신입사원이 담당하는 데다가 퀄리티도 형편없이 낮음에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거나 관리할 인력 또한 없다.
회사의 복지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컵라면, 온수, 믹스커피가 전부로 사실상 없는 수준이며, 고장 난 PC가 수일째 수리되지 않아 신입 직원이 쓸 PC가 아예 없는가 하면, 전직자가 입던 회사 조끼나 명함, 명패를 그대로 신입 직원한테 쓰라며 돌려막기를 한다. 허름한 사무실 철문에 회사 로고만 붙여놓고 사무실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품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서 청소 도구함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회사의 PC 프로그램은 정품 인증이 되어 있지 않고, 자주 에러가 발생하며, 사장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성과만 내라고 닦달한다.
회사의 내부는 늘 어수선하며, 문에 배달음식점 전단이 빼곡히 붙어 있다. 회사 열쇠는 문 근처에 적당히 숨겨서 쓰고 있으며, 문서의 비밀번호는 'qwer'와 1234를 적당히 조합한 국 룰 비번을 애용한다. 출근할 때 청소와 국민체조를 실시하며, 사장은 들어오자마자 정리정돈을 하라며 호통부터 친다.
임금 수준도 형편없다. 월급은 최저임금을 정확하게 맞춰서 지급하는 수준인 데다 근로계약서는 쓰려하지 않으며 쓰더라도 본래 취업 공고와는 전혀 다르게 개판으로 쓰인다. 야근수당 등은 당연히 주어지지 않으며, 전체적인 복지 수준과 업무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간단한 알바 수준도 안 되는 현대판 노예급 처우인 경우가 많다. 사장의 마음대로 직급이 하루아침에 바뀌는데, 직급이 올라도 월급이 오르는 일은 없다. 직원들도 그 사실을 잘 알아서 직급 상승이 되어도 전혀 기뻐하지 않는다.
제도의 허술함을 이용한 편법 행위가 성행한다. 예컨대 취업장려금은 정부로부터 받으려 하면서도, 근로기준법상의 규제조항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사업자를 쪼개어 5인 미만 사업자인 것처럼 꾸미기도 한다. 회사의 직원에 대한 아무런 동기 부여도 주지 않으며, 열심히 일하더라도 최고위직은 사장의 친인척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무능한 사람이 앉아 있다. 그 때문에 직원들도 회사의 업무에 대해 성의 있게 임하지 않으며, 업무시간에 대놓고 쇼핑몰 서핑을 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한다.
회사의 직원들 또한 역량이 현저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회사의 업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설령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보려 해도,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착취 수준으로 다그치기만 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업무 의욕이 떨어져 있다. 때문에 언제 퇴사해도 회사 사람들은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붙잡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회사에 지각을 하면 중간관리자들이 크게 나무라기는 커녕 '오늘은 도망가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안도한다. 심지어 직원이 도망가더라도 직원보다 그 직원이 회사의 사무실 열쇠나 카드 등 중요 비품을 가져가지 않았을까를 더 걱정한다. 이와 같이 당장 망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 회사인 데도 불가사의한 이유로 어떻게든 경영이 되며, 이 과장과 같이 불가사의하게 장기근속을 하며 회사의 전반적인 살림을 전부 도맡아 하는 중간관리직이 있다. 외부 용역은 회사 자체의 역량이 아닌 대표의 학연, 인맥으로 따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용역 발표 등 자리에 한 마디도 발언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좋좋소 조충범 주임의 현실 비교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인생그것은약속위반 > 관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구 천재들 메시와 네이마르의 포옹 (0) | 2021.07.16 |
---|---|
좋좋소 vs 실제 중소기업 비교 - 신입 조충범 (0) | 2021.07.04 |
윤석열과 조국이 언급한 죽창가 뜻 (0) | 2021.07.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