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실화이다.
(위 말은 내 친구 두명이 자주 쓰는 말이다!)
얼마전, 회사에 2010년 신입사원 분들이 들어오셨다.
작년 초 부터 입사 시험이 무척 강화 되었고,
점점 코딩시험의 비중이 커 지더니, 이제는 1박 2일 시험을
치르는 단계까지 왔다.
(휴~ 미리 들어오길 잘했지,,)
그 와중 이번 신입분들이 코딩면접을 치른 후,
어느 한분이 모 취업 사이트에 올린 글을 동료중 한명이 보았고,
재미있다고 회사에 돌렸었다.
요즘 유행하는 롤러코스터를 패러디해 만든 글인데,
꽤 재밌었다. 사실 입사 시험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던 우리였기에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나는 원본의 글쓴이도 모르고, 어디 사이트인지도 모른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알려주시면 지우겠다. 회사 이름은 지웠다.)
제목: OOOOO와 함께 하는 1박 2일
남자는 졸린 눈을 부비며 짐을 챙겨요. 1박 2일 면접이라 이것저것 하루 묵을 짐을 챙기니 가방이 제법 묵직함을 느껴요.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사람이 제법 우루루 모인 곳을 보니 채용담당관님이 있어요. (어머나, 큐티한 여성분이세요)
인원은 대략 40명쯤 되어보여요.
정작 면접을 진행해야 할 곳은 이곳에서 2시간 떨어진 곳이래요.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하는데...
우라질레이션, 도너츠를 나눠줬는데 도무지 우유없이는 삼킬수없는 퍽퍽한 고통감을 느껴요.
하지만 꿋꿋하게 침과 반희석 시켜 잘 반죽해 목구멍으로 넘겨요.
한참 잠을 자고 일어나니 벌써 시간은 12시가 다되어가요. 젠장 여기가 어딘지. . . 점점 산속 으슥한 곳으로 가고있어요.
도착한 곳은 경상남도의 작은 수련원이에요. . 이제 본격적인 테스트가 진행되요.
시험문제지를 나눠주고 풀어보라고해요. 아 이런 갑신정변같은 일이 있나. . 수학자 면접을 보는 것인지 착각을 일으켜요.
직선과 원, 사각형들이 현란하게 있는 문제지에서 혼란함과 당혹감을 느껴요. 손을 못대고 그저 1시간이 지나길 바래요.
다행히 본 시험은 아니고 가산점이 있는 문제래요. 담배피러 나가는 길에 언뜻 다른 면접자들에게 물어보니 푼 사람이 안 보여요.
점심식사는 수련원의 급식실에서 먹어요. . 아줌마 라면을 끓여주세요. 그냥 1박 2일 동안 라면을 먹다갈게요.
군 시절 우리 대대 조리병이 갑자기 호텔 레스토랑의 쉐프인 것 마냥 그리워져요.
이제 2시부터 지옥의 레이싱이 시작되요. 아까 8개의 수학적인 공식을 C 나 C++로 표현하면 되요. 언뜻 보면 쉬어보여요.
각자에게 개인 노트북이 지금되고 마치 수련원의 강당은 조선시대 과거를 보러 온 사람들 마냥 조용한 가운데 타자 소리와
컴파일의 완료 소리, 에러 소리만이 울려퍼져요. 문제는 어떤게 나왔는지 궁금하면 쪽지바래요.
밤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나갈 생각을 안해요. OOOOO는 그래도 개발자의 마음을 알아주는 기업같아요. 중앙 현관을 보아요.
일단 밤새도록 우리의 매마른 애달픔을 충족시켜줄 담배 두보루가 있어요.
그리고 밤샘하면 빠질수 없는 커피, 그것도 스타벅스 더블 샷으로 박스채로 쌓여있어요.
밤을 새면 허기짐을 느낌으로 탄수화물을 공급해줄 라면도 쌓여있어요.
그 밖에도 수분을 채워줄 생수, 비타민을 위한 귤, 심심한 입을 위한 과자들이 즐비해있어요.
이건 그냥 대 놓고 오늘 밤새세요 하는 것같아요.
일정표를 보아요.
6시 30분 ~ 7시 50분 : 저녁식사
8시 ~ 10시 ~ : 기술전형
.... 맙소사.. 무한대가 나왔어요. 10시하고서 지정된 시간이 없어요. 아까 큐티한 담당자님께서 오셔서 말씀하세요.
밤 새 강당을 열어 둘 테니 부족함을 느끼시는 분은 더 해도 된다고해요.
새벽 2시가 됐어요. 한 분이 나가요.
새벽 3시가 됐어요. 안 나가요.
새벽 4시가 됐어요. .... 아직 20명은 남은 것 같아요.
아침 해가 뜨기 시작해요 ... 그래요 어차피 하룬데 그냥 날새죠 뭐..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사람들이 정신줄을 안드로메다에 놓고온듯해요.
주변에는 밤 새 먹은 컵라면, 커피, 담배들의 잔해들이 남아있어요.
점심을 먹고 나니 비가 내려요. 오후 3시가 되고 나서야 지옥의 레이싱이 끝나요. 한숨이 나와요. 이런 면접 처음이에요.
차를 타고 돌아가는데 이건 마치 영구차가 된 것 마냥 조용하고 왠 시체들만 즐비해있어요.
2시간을 또 넘게 달려 부산역에 도착해요.
근데 뭔가 기분이 야릇해요.
면접자들끼리 경쟁심보다는 전우회가 샘솟는 기분이에요.
두둑한 면접비 , 그리고 면접자들과 함께 밤을 새며 그 모습을 뿌듯하다고 말씀하신 OOOOO 채용 담당자님들...
정말 면접자 40명과 면접관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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